Monday, October 07, 2013

ECM :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展

문득 세상은 어느 하나에 몰입한 사람이 변화시킨다는 생각을 했다. ECM, 어느 라디오에서 무심히 흘러나온 문장 속에서 발견한 친숙한 이름 그리고 '전시회'라는 단어. 운전 중이었고, 잊지 않으려 라디오를 끄고 계속 되뇌-이-었다. '꼭 가야지'.

나의 게으른 기억이 늦 가을 낙옆처럼 쉽게 먼지가 되려할 때, 동료의 추천 '좋아하실 거예요'으로 '아! 아직 못 가봤구나' 깨달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놓친 것들이 어디 하나 둘이랴.

그래서 '꼭 가야지' 다짐이 있었던 날로부터 (적어도) 한 달 뒤인 어느 휴일 아라아트센터에 ECM 전시회를 보러 - 들으러 - 갔다.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 展






많이 행복했고, 열 밤을 자고 난 뒤 아빠 손에 매달려 처음 동물원이라는 곳을 가게 된 아이처럼 큰 눈과 맑은 미소를 얻게 되었다. 설명하면 뭐 하랴, ECM 레이블에 한 번이라도 마음을 빼앗겨 보았다면 저기는 좋은 시간이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난 항상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내 방에서 찾아내지 못 했던, Chick Corea의 Return to Forever도 살 수 있었어 흥분했으며, Sound and Silence 블루레이 디스크도 기쁜 마음에 사서 왔다.

한 사람의 열정과 몰입에서 완성되는 가치가 세상을 이렇게 바꾸기도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였다.

인사동을 인간 통조림으로 만든 예의없는 사람들의 거침없는 어깨 부딛힘도 용서할 수 있었고, 맛집이라고 찾아간 곳은 위생과 친절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 하는 사람들의 소굴이라는 것에도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고, 집에서 아라아트센터까지 왕복 다섯시간이 걸렸음에도 하루가 복되게 느껴진 건 ECM을 만날 수 있어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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