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3, 2025

유리심장, Glass Heart. グラスハート.

 난 완전히 이 시리즈가 선물한 세계에 빠져 있다. 지금도 TENBLANK의 음반을 듣고 있다.


유리심장, Glass Heart. グラスハート.

청춘물은 콧웃음을 유발하거나 뜻하지 않은 시셈이 느껴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가져보지 못한 젊은시절에 대한 대리만족은커녕, 강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그 시절의 추억에 향수를 느끼며 화면 앞 앉아 정체를 알 수 없는10원짜리 미소를 짓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음악 이야기는 멋진 주제,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통속적 이야기 흐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입체적인 매력, 연기와 음악의 일치감 – 정교한 연출과 편집일까? 계속 유심히 보게 되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음악인이 연기를 하는 것이든, 고도의 편집 기술인지, 어떤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이야기 속에서 즐겁게 허둥거리고 있었다. 통속적인 이야기가 결국 희미해지고 음악을 사랑하는 그들의 환희의 가득한 순간으로 이야기를 맺어내는 것에 박수를 보내었다. 마지막 회만 3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출연 배우 모두 실제 연주하고 노래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만들어낸 이야기에 사실성을 부여하거나 환타지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건 결국 우리의 현실 인식에서 작품과의 경계 혹은 거리를 희석시키는 일을 한다. 극에서의 사실성. 다큐멘터리에서의 내러티브로 연출되는 극적인 순간. 모두 결국 우리는 냉정하게 머물지 않도록 연출자의 노력이지 않을까?

연기자가 직접 연주하도록 한 의도는, 극 중 밴드, Tenblank에 사실성을 부여해서 ‘유리 심장’이라는 이야기에 몰입감을 만들어내었다 생각한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배우 사토 타케루(佐藤 健)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난 어떤 이야기이든, 마치다 케이타(町田啓太)가 연기한 타카오카 같은 인물에 애정이 간다.

오래간만에 애착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Thursday, September 11, 2025

양문학 羊文學

 양문학이라는 밴드가 있다.

羊文學, ‘히츠지분가쿠’라고 읽는다고 한다. 3인조 혼성 밴드인데 그 중 머리 긴 청년, 드러머가 대략 2023년 말부터 나타나지 않았다. 신변상의 문제라하고 밴드는 그의 복귀를 아직 기다린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후쿠다 히로아(福田ひろあ)이다.

(난 이 플랫폼에서는 이들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가 보다)

그래도 연주는 계속되어야 하니, 신곡 녹음이나 공연 때 드럼을 담당할 세션맨을 (세션우먼이라는 표현은 업계에서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여성이다. 이로써 그녀가 어린 시절 그리던 걸밴드가 완성되는 건가?) 밴드에 영입했는데, 그들의 곡의 음색이 달라졌다. 羊文學은 독창성 있는 프로 밴드에서 대학 동아리 소속의 커버밴드가 되었다. 양문학을 커버하는 양문학 밴드.

상호 교감의 문제일까? 곡 해석의 능력 차이일까? 심리 깊은 곳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애정의 문제일까? 단순히 실력의 차이로 마침표를 찍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쉽지 않다.  악기 사이로 목소리 사이로 스며들던 드럼은 독립하여 곡이 끝날 때까지 자기 소리만 내고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드럼이 그런 악기였나?

서로 다른 악기들 사이에서 융합의 길을 닦아 바르게 서로를 존중하는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리듬 악기의 역할일까? 아무튼, 밴드 양문학에서의 후쿠다 히로아의 드럼은 유화제이자 길을 밝혀주는 점등원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로, ‘유리심장 / Glass Heart’의 극중에서 ‘이 밴드의 약점은 드럼이야’라는 대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Tuesday, January 28, 2025

검은호수

 

이곳에서 내가 깨달은 한 가지는,
우리가 찾는 것과 필요로 하는 건 대부분 다르다는 것이었지.
- 이나리우스 -

Saturday, November 02, 2024

삼성 갤럭시 S24+ 한달 상품평

S9, S22+, 거쳐 S24+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S22+ 사용 후 S24+를 구매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통화 깔끔하고 적절한 성능(악명 높았던, S22+에 비하면 버스 타다가 로켓을 탄 듯 합니다)과 여러가지에서 기존 사용자들의 기대를 정확히 맞춰내는 제품입니다. 이것은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타 플랫폼에서 스위칭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 그리고 타 플랫폼으로 스위칭하려는 사람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지점입니다. 적당하고 적절한 구성이지만, 뛰어난 점은 없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음에도 이 정도 선전(善戰)해 주는 것에 짧은 박수는 보냅니다. 

AI 기능은, 현존하는 손바닥 위에 올려 놓는 기기 중에 최고이겠지만, Pixel 9 시리즈에도 같은 혹은 우월한 기능이 탑재되기에 (어차피 같은 기술입니다) 매우 독특하지는 않겠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AI 기능이 탑재된 유일한 스마트폰으로 자리잡는 건 문제없어 보입니다. 아이폰에서 AI 기능이 탑재되더라도 상당 기간 동안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듯 합니다. 광고에서 소개하는 AI 기능 잘 돌아가고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실망하지는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스마트폰을 샀는데, 스마트폰 사진을 찍어서 후기를 적을 수 있는지 잠시 고민해 봤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불충하게도) 제 옆에 있는 아이폰14 Pro로 찍어서 올립니다. 제가 구매한 것은 강남전시장에 있는 전용색상 샌드스톤 오렌지인데, 전시장의 환한 불빛에서 보여준 (어쩌고 보라색보다 뛰어난 색감) 아름다움에 구매하였지만, 그 정도의 밝은 조명이 아니면 뭔가 색이 바랜 옛날 사진 혹은, 영롱하기를 기대했지만 조색에 실패한 색상 같아서 애매합니다. 명쾌하지도 않고 고유의 느낌이 있지도 않고 특별한 분위기를 전달해 주지도 못 합니다. 그래서 검은색 케이스를 사서 감싸고 있습니다. 다른 갤럭시와 차별되는 독특한 색상을 원했는데 (S10의 독특한 노랑처럼) 차별은 얻었지만 독특함이 안 좋은 쪽으로 치우쳐서 이 부분은 실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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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른 것 하러 갔다가 상품평 잘 적으면 뭘 준다고 해서 적었던 것 같은데, 그 무엇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 못 하는 걸 보니, 그 상품과는 인연이 없었나 보다. 원 글은 지난 8월 24일 적었다고 되어 있다.

Saturday, October 26, 2024

복수의 레퀴엠 넷플릭스 건담 지온 오데사 그래서

기동전사 건담: 복수의 레퀴엠을 다 보았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마지막 컷까지 보는 데에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20년 전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보다 상당히 수준 떨어지는 결과물을, B급 동인지에서 조차 찾아 보기 힘들 법한 스토리에, 인류의 절반을 학살한 전범들의 하수인들이 절대적 피해자인 듯 한 애절한 사연 등의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설정. '건담'이라는 이름만 아니면 계속 봐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 것을 보면서 머리 속에 맴 돌았던 질문은, 섬광의 하사웨이 후편은 언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복수의 레퀴엠'을 만들 노력과 시간은 섬광의 하사웨이 후편에 투자 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