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um과 data의 관계를 사전적으로 따져들어가고 싶다면, 라우터 건너 탁 트인 동네로 클릭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듯 하다. 우리 주위에 computer와 network(난 이 두 단어가 하나의 뜻으로 간주하는데 적극 동의한다)이 혼재하는 가운데, data는 지난 시절 서신의 가치나 도서관의 장서의 무게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data는 우리가 '문자'와 '수자(數字; 난 숫자를 수자로 표기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리고 정/동화상으로 따로 분류 혹은 혼합하여 기록하던 어떤 전통 매체보다 표현력이 강한 단어로 생각한다.
그러한 data가 레고의 블럭 쌓기처럼 만들어가는 우리의 network 세상은 어떠한가?
단적인 예로, JPEG file에 새겨진 문자는 사실 그저 image data에 그치는 것이다. 전통적인 개념에 비추어보면, 도화지에 붓에 젖은 물감으로 글자를 적든, 운동장 바닥에 막대기로 휘갈려 놓은 낙서이든 - 이때 대체로 누구와 누구는 연애를 한다는식의 장난이 어울린다 - 적당한 ink로 정성들인 서신이든, 타자기로 깔끔히 처리된 기한문서이든 같은 정보이다. 하지만, 지금의 data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JPEG file에 담겨진 문자는 문자가 아니라 그저 정화상 정보일 뿐이다. 보다 쉽게 가슴에 와닿는 例를 찾아보려면 여러분의 inbox(전자우편 도착함)을 뒤져 보는 것이 좋다. 다음의 첫번째 image 정보와 두번째 image 정보를 비교하자.
1.의 예는 한국내 internet 기반의 service를 하는 많은 업체에서 너무도 선호하는 news letter 방식이다. 완전무결한 image로만 이루어진 이러한 news letter는 그 내용을 나중에 다시 보고 싶어 검색하여도 찾을 수 없으며, 여러가지 '사소한' 이유로 image loading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떤 내용인지 조차 짐작할 수 없다. 2.와 3.의 예는 대부분의 해외의 그것이다. 필요할 경우 image data를 사용하지만, image data가 아니고선 방법이 없을 경우 이외에는 모두 plain text로 처리한다. 그리고 '광고'가 아닐 경우 대체로 alt tag를 사용하여 그 image에 대한 meta data를 담는다. 1.은 data라 부르기 민망하다. 1회성에 그치며 인쇄하여 거리 뿌려지는 광고용 전단과 다를바가 전혀없다. 하지만, 한국내에서는 너무도 선호되며, 심지어 사내 공지 e-mail이 이렇게 제작되어 배포되는 경우까지 흔하다. 이러한 가치없는 (이쁘기만한) data 아닌 data는 web site에서는 극에 다라는데, 이 때문에서라도 한국의 network은 internet이 아니라 localnet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data는 data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임무란 data로 data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며, 재가공 재배포 - 法의 논리를 떠나서 - 그리고 어느 누구와도 공유하고 함께 사유하며 새로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blog를 이해하고 blogging을 하며, wiki에 관심을 가진다고하여 web 2.0의 신조류에 몸을 담고 충분히 만끽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web 2.0기 기반 구조는 바로 data로서의 data가 data로써 data를 생산할 수 있을 때 구축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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