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일가요?
From 6 Days in Singapore |
오늘 하루 일정을 마치고 찾은 곳은, IKEA 매장입니다. 싱가포르에는 두 군데의 IKEA 매장이 있다고 Google Maps가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는 Alexandra에 있었고, 나머지는 Tampines 먼저 다녀간 사람이 있다면 물어 보았을 것인데, 저는 Google Maps에서 동선이 가장 적게 그려지는 곳을 선택하였습니다, Alexandra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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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품질을 보장한다는 자신있는 문구를 기둥에 붙혀놓은 이 곳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거대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점원의 말에 따르면, 제품안내 책자에 있는 모든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하층은 주차장, 1층은 간단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과 편의품 및 대량 구매가 가능한 (마치 코스트코 같은 분위기) 매장 그리고 배송과 조립 서비스(Delivery & Installation Services)를 신청하는 곳 마지막으로 창고가 있을 법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층은 상상을 초월하는 대공간에 전시장(Showroom)을 꾸며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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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들은 전시장 내 실평면도에 기초하여 견본주택들입니다. IKEA의 제품들만으로 구성을 한 것들입니다. 아이가 있는 가족, 독신자를 위한 스튜디오 그리고 신혼부부를 위한 구성 등 당장 들어가서 살 수 있는 분위기로 거실 · 침실 · 주방 · 욕실 및 현관까지 꾸며 놓았습니다. 이거 참 잘 해 놓았습니다.
이런 견본주택도 띄엄띄엄 있었습니다. 아! 이렇게 넓은 수가.
약간의 아쉬운 것은 구경하는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서 파손이나 훼손된 부분(가정용 전자제품 등 IKEA에서 판매되지 않는 것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매장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가 봅니다.
한 코너에서 맞춤형 주방의 가격을 보았는데, 한샘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크게 저렴했음에도 자제나 디자인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들 하던데(정말?), 이 정도 가격이라도 한국에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또 모릅니다. 한국내 브랜드 입지를 다지고 '높은 가격이 더 잘 팔리는' 이상한 한국 시장구조에 편승하여 고가 제품이 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뭐, 이런 건 사는 자의 성향을 적절히 맞춰내어 최대이익을 추구해야하는 파는 자의 필연적 선택으로 귀결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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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항목을 기입하고 목록을 제출함으로 구매를 간단히 해주는 채크리스트와 필기구(짧은 길이의 연필)도 비치되어 있었으며, 넓디 넓은 매장을 대변이라도 하듯 적당한 거리마다 현재 위치를 알려주고 어디에 무엇이 '더' 있는지 보여주는 매장 평면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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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IKEA만의 특징 - 구매자의 취향에 맞게 DIY를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매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안내책자만 봐서 잘 모르겠다 - 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매장은 좋은 답이 됩니다. 동선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차례에 맞게 나열되어 있어 결과를 더욱 만족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가져 올 수만 있다면 내 방에 그리고 거실에 심지어 침실까지 뒹굴고 있는 책들을 예쁘게 넣을 수 있는 책장을 하나 맞춤으로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의 여행이라도 가지고 다니는 품목은 적을 수록 어깨나 팔이 가벼울수록 좋은 것입니다 - 라고 믿으며 쉽게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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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MUJI, 無印良品의 큰 팬이었지만 - 그래서 집의 가구나 생활용품 중에 무인양품 제품이 많습니다 - IKEA를 실제로 만나기 전으로 한정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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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5분 거리에 無印良品 매장도 있습니다.
비슷하다고 생각한 이 두 브랜드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맞을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 매장을 안내한 동선에 따라 한 참 돌다보면 2층과 1층의 연결 부분에 음식을 파는 곳이 있습니다. Food at IKEA 세상 누구나 거부감 없이 혹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신선배의 판단에 따르면 이 도시에서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 질적 수준을 갖춘 음식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 물론, 동감하며 즐거운 식사를 했습니다. 남자 둘이 친한 분위기를 내며 다녀서 그런지 (며칠 간 아무리 둘러보아도 남자 둘이 단출하게 끝없는 대화와 장난끼를 들어내며 다니는 무리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는 탓에 카메라 렌즈를 식당을 향하게 하는 포즈는 취하지 못 했습니다. 이 도시는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뭐, 그래서 男男커플이 사람들에게 시선을 끌만한 상황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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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매장 앞에는 쟁반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쟁반 하나 혹은 둘 혹은 셋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이 카트는 음식을 담고 계산하며 앉을 자리까지 가져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발상입니다.
이곳 IKEA 매장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과 조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이 도시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얼굴을 하는 사람들을 여기에서 처음 봤으며 예의 바른 아이들이 아빠 손을 잡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도 이 도시에서는 여기에서 처음 봤습니다. 한국에서는 지하철 바닥에 뒹굴기도 하고 장보러 갈 때도 목욕탕을 갈 때도 장례식장에서도 결혼식장에서도 18세 소녀부터 70세 할머니까지 범여성의 사랑을 받다보니, 명품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부끄러운 똥가방(Louis Vuitton)도 이 매장 손님 어깨에서 처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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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에서는 서민적으로 실용적이며 누구나 언제나 고려할 만한 부담없는 제품이 다른 곳으로 진출하였을 때 고급 혹은 명품 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내에서도 그런 브랜드가 존재하고 이 곳 IKEA도 조금 그런 대접을 받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롭고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품이 지금 구매 가능한 상태라면 그것에 거리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경제적인 윤택함도 대체로 갖추고 있는데 -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브랜드의 위상을 어떻게든 확고히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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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루마감은 신선배의 배이스캠프에서 가까운 커피빈(Coffee Bean & Tea Leaf)였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벗어났습니다. 매장내에서 마시고 갈 것이라고 말하니 재미있는 잔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 주었습니다. 아! 앉아 있는 자리까지 가져다 주기까지 - 여기 인건비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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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초점이 안 맞았군요, 수개월만에 만저보는 Rico Caplio GX100은 주인을 빈번히 배신했습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를 담아준 컵입니다. 0.4L라고 적혀 있더군요. 여전히 커플 분위기를 내고 있는 신선배는 역시 차가운 라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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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인테리어 조명 제품의 맛 잔잔히 흐르는 음악의 분위기 매장 직원의 유니폼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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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위와 같이 앉아서 Fee Wi-Fi를 찾고 있었고, 신선배는 아래와 같이 오늘 처음 긴 시간 만지작 거린 GX100에 흥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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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서의 네번째 날도 지나갑니다.
내일은 마지막 공식일정, 뭔가 대단한 어떤 것은 못 하겠지만 싱가포르 관광청이 추천하는 지역과 음식에 관심을 가져볼까 합니다. GX100도 말을 잘 들어야 할 터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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