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pril 02, 2012

Good-bye SM3, Hello Golf


수동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나에게, 차와의 교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데 있다.
엔진 회전속도를 늘 염두에 두고 당시 주행속도 그리고 도로의 경사에 따른 변속은 마치 달리기 선수의 다리근육 조절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변속기의 적절한 사용은 차를 완전히 나의 달리기 취향으로 변모시키는 측면도 있다.
일례로 원거리 출장시 나 대신 내 차를 몰았던 동료는 오랫동안 수동변속 차량에 대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안정된 변속 시점을 맞추기 힘들어 했다.
브래이크 사용을 최소한으로 낮추고 변속기의 전환만으로 원하는 속도로 감속하는 것과 적절한 가속을 유지하면서 엔진에 무리를 가지 않게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수동 변속기를 갖춘 차에서만, 어쩌면,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 하겠다.

그리고 운전자의 사지를 모두 고르게 사용한다는 것은 주관적인 위안을 준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오래 운전하면 왼쪽 다리에 반대운동을 해주어야 될 것만 같은 묘한 불안감도 있다.

DSG of Golf MK6
오른쪽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장착되었으리라 예상했지만,
인수한 차에 장착된 것은 왼쪽 그림과 같다. 6세대 내에서도 DSG 모양이 다르다.
左 http://www.carthrottle.com/2012-volkswagen-golf-tdi-dsg-test-drive/
右 http://www.golfmk6.com/forums/showthread.php?p=598370

국내 판매용 골프는 모두 DSG를 탑제하고 있다. 아쉽게도 수동변속 모델은 수입되지 않는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중에서 자동변속기가 가장 일반화된 나라가 이 곳이 아닐까한다. DSG에는 많은 장점과 매력이 있다고 한다. 경험의 시간이 충분히 지난 후에, 수동변속 장치에 대한 미련을 털어내고 자동변속에 대한 편견을 몰아낼 수 있을지 기대되기도 한다.

SM3 - 이러저러하게 차의 초기 성능을 6년간 적절히 유지했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매매상에 차를 팔 때는 초기성능 유지에 따른 적절한 반응(response)를 갖춘 차 - 그리고 초기 연비를 여전히 기록하는 좋은 정비와 관리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외형과 사고유무 (사고 후 얼마나 초기로 복귀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감정평가사는 시동을 걸어보지도 않았다) 특히 '수동'이라는 단어에서 상당히 큰 매입금 감소는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이러한 감정평가사의 평가는 지금 다수의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 순위를 간접적으로 알게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유했던 차는 '골프를 살 수 있을 때까지 애정을 품고 탈 것'이라는 초기 목적을 달성했다. 난 골프가 나름의 드림카였고, 6년전 당시는 골프를 소유할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그 차를 만 5년 달리게 하고나서도 앞으로 5년을 더 달릴 생각이었기에 판매한 직전, 골프를 계약한 그 무렵까지도 변함없는 애정으로 대하였다.

SM3의 마지막 시동.
109천 킬로미터의 주행을 기록하였다.

골프를 계약하고 나서는 SM3와의 여러가지 지난 기억이 떠올라 시동을 켜거나 끌 때마다 한 참을 차 앞에서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차는 운전자와 인격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교류가 발생하는 유일한 공산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차가 고장이 나거나 정비가 필요할 때 마치 애완동물이 치료가 필요할 때처럼 내 가슴도 같이 아팠다.

골프 6세대 TDI 2리터 엔진. 내가 SM3를 처분하고 구매한 차이다. 수 개월 前부터 다음 세대 골프에 대하여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고, 같은 6세대라면 GTI 혹은 GTD에 대한 추천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GTI와 GTD는 분명 매력이 충분한 차이지만, 그 높은 성능을 받혀주기 위해 고안된, 매우 견고한 서스팬스는 매일 운전을 하는 형태의 나에게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주말에 여가용으로 운행할 목적이라면 지금과는 다른 선택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100마력이 조금 넘는 SM3의 출력에도 모자람이 없다고 평소 생각해온터, 140마력 이상의 출력이 필요할까라는 회의(懷疑)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Golf TDI의 첫 시동.
총 주행거리 8 킬로미터를 기록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차 내부에 전자장치가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전자적 신호를 보내기 위해 부착되는 버튼의 수가 주관적으로 '많다'라는 느낌이 있으면 혼란스럽고 한편 답답함도 느껴진다. 흔희 팔리는 일본생산차(닛산日產을 말하는 건 아니다)나 최근 국내생산차들의 운전석에 앉으면 마치 컴퓨터 앞에 앉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버튼의 개수와 최소한의 '조작할 수 있는' 전자장비의 마지노 선이 지난 SM3였고 이번 골프이다.

Golf TDI의 첫 주차.
처음 주행함에도 무척 안락하였다. 오래된 친구처럼 낯설지 않았다.
그 안락감은 한 번에 반듯하게 주차구역에 들어감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공산품으로서의 기계장치는 전자장비보다 비교도 안 될만큼 긴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최첨단 장치들이 촘촘히 자리를 하고 있는 운전석은 차 전체의 수명을 반감시키는 역할을 머지 않아 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충분히 다른 의견도 가능하다: 많은 소비자들이 전자장비의 발전 속도에 맞추어 차를 재구매하는 듯 한 - 평균 3년 안팍의 운행기간을 목표로 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일 수 있다. (여기서 수명이란 내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 발전속도 그리고 유행이 상호 희석된 소비자의 관점에서의 '수명'이다)

Golf TDI의 시동 및 잠금해제용 열쇠.
외형은 스마트 키와 유사하지만, 오래된 방식 즉,
손목회전력을 이용하여 시동을 거는 방식의 열쇠이다.

이번 골프 TDI는 소유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있다. 큰 문제를 스스로 안고 정비에 들어가는 금전적 가치가 새로운 차를 구매할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한 계속 함께 하고 싶다. 또, 그런 시점은 소유자가 어떤 관점에서 차를 대하고 어떤 운전과 정비를 하느냐에 따라서 놀랍도록 늦출 수 있다고 믿고 있다.

Good-bye SM3, Hello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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