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지나오면서 오아시스 따윈 기대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이 되면 끝이 있다는 희망, 그것이 위안이기 때문이다. 태양이 아무리 높이 떠도, 거센 바람 속에 모래가 촘촘히 있다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나를 비켜갈 것을 알기에, 오아시스 따윈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모래를 털어내고 물 한 모금을 얻어 마시면, Bruce Springsteen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시동을 걸고 하루의 두 번째 러쉬아워를 겪을 때, Bruce Springsteen의 목소리를 들으면,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닌 거야'라고 나에게 말하기 쉬워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계속 차를 몰며 집으로 향하면, Bruce Springsteen의 목소리를 따라하게 된다.
바람은 속도를 늦추고 하늘에서 비가 올 것 같지만, 나를 덮고 있는 모래는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다. 퇴근은 내일을 기대하기 보다 오늘도 지나갔음에 안도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나의 퇴근은 잘 못 되었다, 그래서 Bruce Springsteen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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