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어렵다 하던데 어디가 어려운지 모르겠고, 감동적이다 감동적이다 하던데 어느 부분에서 감동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영상미가 끝내준다 하던데 그 끝내주는 장면을 찾다 보니 영화는 끝났더라. 이야기 구조도 마음에 안 들고, 하나의 인터뷰와 두 시공을 엮어 서사를 이끄는 것도 별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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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놀라온 점 중 과학이론 이야기는 ‘허풍’없는 표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대부분의 Sci-Fi 영화나 이야기는 이상하게 과학이 무참히 밟히고 ‘극적인 전개’와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희생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인터스텔라는 달랐다. 과학이론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상상력과 극적 재미를 유지하였다.
극장을 떠나던 한 관객은 ‘이건 판타지네’라고 정리하던데, 그건 과학이었고 - 그것도 과학을 잘 이해한 사람이 잘 만든 영화였다. 우리는 3차원에 온 몸이 묶여 사는 사람들이라서 상위 차원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만약 우리 3차원에 ‘시간’이라는 것을 다차원의 한 요소로 집어 넣는다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쿠퍼의 시간 열람이라는 설정은 과학적으로도 허풍이 없는 이론적 ‘사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시간의 상대성은 일반적이어서 달리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난 머피라는 캐릭터가 시종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앤 해서웨이는 나이를 먹지 않더라. 연기도 (당연히) 잘 하더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며 감정에 북받치는 지적인 여성의 모습은 아직도 잔상으로 남는다. 극장을 나서면서 난 문득, 그 각지고 모던한 변신 로봇을 가지고 싶어졌다, 유머 70%로.
나의 휴일 반나절 낭비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열렬한 팬으로서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하지만, 같은 주제로 다른 누군가가 영화를 만든다면 크리스토퍼 놀란보다 잘 만들지는 못 할 것이다. 누가 이런 심오한 주제 속에서 ‘하늘을 보며 꿈을 꾸던 시절’을 관객에게 상기시켜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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