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는 멋진 투수전과 기립박수가 필요한 호수비 그리고 홈런도 터져나온 종합산물 세트였다. 특히 5회말의 이글스의 내야는 전성기 와이번즈의 내야를 완벽히 복제해 내었다. 그 순간 만큼, 배영수는 복받은 투수였다.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넘겨준 배영수와는 다르게, 에릭 해커는 마지막까지 던질 태세였다. 하지만, 이글스 타자들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고, 다이노스 타자들은 이글스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승부를 쉽게 단정지을 수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 균열이 생겨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8회였다.
그리고 김태군이 있었다.
8회초, 3:3 동점. 에릭 해커, 마운드에서 내려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는 시즌 최다 투구를 기록 중이었고,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볼 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이닝이 종료되는 시점, 에릭 해커는 이를 악물고 다시 공을 던졌다. 그리고 1루 주자의 도루 시도, 김태군은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송구로 저지했다. 최근의 김태군이 아니었다. 그렇게 힘들고 힘들었던 8회초의 마침표가 찍혔다. 이어진 8회말. 타구 하나가 팬스를 넘겼다. 김태군이 쳐냈다. 지난 이닝, 김태군은 상대의 도전에 쉼표를 찍었고, 이번 이능 스스로 승부의 기울기를 만들었다. 3:4 한 점 차. 9회초,
그래서 임창민이 올라왔다.
원석에 가까운 다이노스의 보석, 임창민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신감으로 이글스의 도전은 의미없다고 외쳤다. 2루수 앞 땅볼과 삼진 2개를 남기며 마지막 이글스의 공격은 끝이 났다. 다이노스 승.
오래간만에 본 멋진 경기였다.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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