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03, 2015

6/3/2015 LG 8:4 NC, 마산

어제도 오늘도 LG 트윈스에게는 행운이 따라오고, 어제도 오늘도 그런 트윈스에 막혀 NC 다이노스는 어려워 했다. 하지만, 딱히, 행운과 불운만 오고 간 건 아니다. 좋은 예가 5회초이다.

황목치승의 번트는 정말 좋았다. 하지만, 그 공을 손에 넣은 박민우는 최악이었다. 박민우가 흔들어 놓은 마운드는 결국 5회초의 재앙으로 번졌고, 임정호가 불을 지펴 재앙 앞에 ‘대'자를 넣을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대재앙의 완성은 바로 김태군이었다. 그는 포수로서 2실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몇 이닝을 건너 뛰면 김태군이 마치 퍼즐이라도 맞추는 기분으로 추가 실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트윈스의 벤치는 분명 타자들에게 주문을 했을 것이다. 손민한의 공은 치지 말라고. 결국 손민한은 기대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하게 되었고, 5회를 넘기기도 전에 80개를 던져버렸다.

이호준은 개인 기록 300 홈런 -1이라는 생각에 선풍기질을 했다. 왼손은 파지도 제대로 못 할 듯이 배트를 길게 잡고서는 선풍기질을 계속했다. 이호준은 늘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지도 않고 수비를 하지도 않으면서, 팀을 위해 타석에 서지도 않았다. 이호준이 무엇이라도 했다면, 김태군의 득점 상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호준, 그는 경기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순간에 늘 타석에 있었다.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 9회초, 지난 이닝 성실한 나성범과 테임즈의 합작 2런에 힘입어 1점차로 따라갔지만, 최금강은 볼넷을 남발하고 힘없이 가운데 쏠리는 공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어 놓는 장난질을 해 버렸다. 최금강은 기복이 너무 심한데 그 기복은 최금강이라는 이름을 증오하게 만든다. 이어 다이노스 벤치는 박진우를 올렸다. 무사만루에서 파릇하다 못 해 마운드에서 벌벌 떨어버릴 아이를 올린 것이다. 벤치도 이번 경기는 아기기 싫다는 신호를 확실히 하였다. 그리고 9회말에 선두 타자로 나와서 사회인 야구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주루를 하던 김태군은 도대체 이 경기를 어디까지 조롱하고 싶었는지 묻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홈 플래이트 뒤에 앉아 3실점한 것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다이노스는 결국, NC > 넥센 > LG > NC 라는 이상한 순환구조를 굳히고 있다. 이런 팀이 리그 1위를 며칠 동안이라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지만, 괜찮다. 내일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아니다. 이 리그의 거의 모든 팀이 졸전을 수시로 하기 때문에 크게 비난 받지는 않을 것이다.

선발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고, 불펜은 공던지기가 싫고, 야수는 실책을 2013년식으로 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경기에서 성의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졸전을 계속할 것이면 예고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 황금같은 저녁시간에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위한다면 말이다. 그게 어려우면 힘 빼지 마시고 기권하시든지.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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