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런 이상한 선수기용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졸전 중에 기억에 남을 졸전을 연장 12회까지 치루고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나성범은 테임즈를 보고 배워야 할 시간에 이호준을 보고 배웠는지 쓸데없는 노림수 놀이나 하고 헛스윙에 집중했다. 이종욱은 과도한 의욕으로 좌익수 김성욱을 위협했고, 우익수 나성범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물론 수비 쉬프트 변화에 힘입어 좋은 수비 하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내 눈에는 평범하게 잡아 낼 수 있는 공을 헐리우드 액션을 가미한 듯 했다. 타석에서의 이종욱은 언급하면 다른 타자들에게 미안해 진다. 오늘 6번 타자 이하 선발 대타 가릴 것 없이 무안타를 기록했다. 5번 타자로 나섰던 이호준이 1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입에 담으면 역병이 창궐할 것만 같은 투수 앞 그 병살은 다이노스의 남아있던 희망을 모조리 모아모아 잘게 썬 다음 개나 줘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이호준에게 팀 배팅은 삼진이다.
SK 와이번스도 NC 다이노스도 잔루를 쌓아 쌓아 다시 쌓아 산을 만들고 산맥을 완성했다. 이렇게 잔루를 쌓아도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 몰려왔다. 우리가 미쳐 알지 못 했던 야구의 규칙이 무덤에서 일어서 나와 좀비가 되어버린 양팀 모두에게 패배 선언을 해 버리고 경기를 물어 뜯어 쓰레기 통으로 던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희망을 찾아 낸다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스튜어트 그리고 8회부터 12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던 이민호와 그의 공을 받고 배합을 했던 용덕한이다. 특히, 선발 투수와 다름없는 투구를 한 이민호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마운드를 보여 주었고, 홈 플래이트 뒤의 용덕한과의 호흡이 매우 좋았다. 이 두 선수가 후반기에는 경기의 주역이 되길 기원해 본다. 김경문 감독이 있어서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졸전 중의 졸전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시간이 아까워 화가 났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믿음이 얼마나 잘 못 되어가고 있는지 깨달고 어떤 경기가 부끄럽지 않은 경기인지 생각을 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괜히 나이와 연봉만 먹으면서 팀에 부담이 되는 고참들은 자진해서 주전에서 빠지자. 그리고 백업으로 벤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팬들을 화나게 하는 몇몇 고참 백업들은 스스로 고양으로 가자. 젋은 백업 선수들이 주전 못지 않다는 것을 이 번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몇 선수들은 주전보다 월등했다. 노진혁이 주전 유격수로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손시헌에 비하면 초라해지는 연봉 뿐이다.
그나저나, 에릭 테임즈는 고성애육원 후원행사를 잘 치루었는지…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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