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조영훈을 오늘의 MVP로 선정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지난 빚을 다 갚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는 얼마나 많은 클러치 상황에서 기대에 못 미쳤는가.
1회의 4점을 얻은 다이노스는 3회 다시 4점을 얻어내며 심수창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여기까지 보면 오늘의 게임은 심심하게 끝날 것만 같았고, 어쩌면 적당한 때 비라도 엄청 내려서 자이언츠에게 휴식이 돌아가길 기원하는 선수도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후반기 들면서 공무원 같았던 다이노스의 라인업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조영훈과 모창민 그리고 김성욱이 선발 출장했고 테임즈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선발 같았던 교체 출장인 최재원과 윤병호도 있었고, 용덕한도 적당한 때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지석훈은 2루를 지키며 멋진 호수비를 보여주며 리그 최고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나성범은 작년 PO 때보다 훨씬 좋은 수비(물론 아쉬움이 절절했지만)를 중견수로서 보여주었고, 나머지 젊은 얼굴들은 출전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나쁜 평가를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오늘 조영훈과 모창민은 평소 보여주지 못 한 간절함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여전히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가시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손시헌은 확실히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
새로운 라인업을 계속 시도해서 누가 어떤 상황에 교체되더라도 굳건한 팀웍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임창민은 강민호에게 2런을 맞아 실점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아웃 카운트를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임창민 용덕한 배터리는 김진성 김태군 배터리보다 이런 점에서 나아 보였다. ‘실점은 실점이고 나는 이 경기를 마무리 짓는다’ 라는 말이 TV 수상기 넘어서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난 임창민의 담대한 피칭에 박수를 보내었다.
날씨 때문인지 경기가 조금 느슨하고 어수선했다. 나쁜 경기라 말하기도 그렇지만, 좋은 경기였다 말할 수도 없었다. 이기긴 하였으나, 생각해 볼 것이 많은 경기였다.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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