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6, 2015

7/25/2015 두산 5:8 NC, 마산

다이노스와 베어스는 흡사 링 위에 오른 선수들처럼 싸웠다.
주고 받는 훅과 날린 잽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제처럼 베어스가 날린 훅을 피하다가 다리걸려 다이노스가 넘어진 것처럼 이상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저 다이노스에게는 베어스처럼 스트레이트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아웃 복서와 인파이터의 중간 어디 즈음 혹은 그 모든 것을 갖춘 복서였다. 뭐,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재학이 선발이라는 말은 이번 경기의 향방을 쉽게 점칠 수 없게 했다.

3회말의 김종호의 병살과 나성점의 삼진은 이런 기분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1루에 박민우 타석에 김종호인데 병살이라니 그리고 나성범의 무기력한 삼진. 하지만, 오늘 감독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젊다 말할 수 없는 3인방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은 경기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테임즈의 출루이후 시작된 육상부 다운 주루 플레이는 지석훈의 타점까지 이어지면서 4득점을 만들었다. 특히 손시헌의 2타점 3루타는 놀랍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이호준은 여전히 누구와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초반 이재학이라는 이름이 주는 불안감은 드디어 바로 다음 이닝, 5회초에 실체화 되었다. 이재학에게 1승을 안겨주는 것보다 두산 베어스를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벤치는 이재학을 믿었고,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은 베어스에서 해 주었다. 어제 오늘 상대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웃자. 서로 승리를 챙겨주는 의좋은 형제 같은 팀들이다. 물론 이런 의좋은 형제들 속에 김현수는 ‘난 다르다’라는 것을 2런으로 보여주었다. 이재학은 지난 부진의 시간에 비하면 오늘 좋아보였지만, 스트롱베리라는 별명을 다시 달아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챙겼다 1승.


3회말의 무기력했던 김종호와 나성범은 5회말에 연속 장타(김종호 2루타, 나성범 홈런)로 ‘난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어나온 테임즈의 행운의 안타는 상대 선발 진야곱의 강판으로 이어졌다. 5회초에 무너질 뻔한 마운드가 근근히 버텼고, 날아가버린 분위기를 다이노스는 5회말에 찾아왔다. 이재학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식사를 꼭 대접해야 한다.

감경문 감독은 오늘, 공무원 선발 라인업을 다시 등장시켰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교체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겼다. 이런 학습효과는 좋지 못 하다. 아쉽다. 이겨서 아쉽다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선발 출장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공무원 선발 라인업은 성공했다. 이호준만 부진했다. 나성범과 테임즈는 무서움을 다시 찾았고, 테임즈는 정말 괴물이었다. 그는 이 경기를 절대적으로 이길 수 밖에 없다고 온 몸으로 말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상대 전적에 균형을 더 했다. 어제 비켜주었던 2위를 되찾았다.
이런 저런 아쉬운 플레이가 많아서 좋은 경기였다 말할 수는 없지만, 오래간만에 육상부가 가동되었고, 이호준만 제외한다면 중심 타선이 제 할 일을 했고, 하위 타선에서 점수를 내는 경기였다. 그래서 나쁜 경기는 아니었다.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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