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유격수 손시헌의 느슨한 플레이가 결정적인 실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실점은 팀을 패배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베테랑은 정신적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거나 아예 충격을 받지 않는 강인함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처럼 나사 몇 개 빠진 듯이 모든 상황을 자신의 인생이 만들어 낸 이상한 공식에 대입하고 당연한 결과를 기다리는 안이함도 갖추고 있다. 그런 나쁜 면이 손시헌을 좁은 수비범위와 느슨한 플레이로 내려 앉혔다.
이런 나쁜 면은 공격에서도 나타났는데, 무사 1-2루 상황을 병살로 타석을 끝내며 상대 팀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NC 다이노스에게 손시헌 - 이종욱 - 이호준은 아픈 손가락이 아니라, 곪아가는 손가락일 수 있다. 다음 스프링 캠프에서 이 세 명의 베테랑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FA에 너무 비싼 값을 치루어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하지 말자. 제때 끊어내지 못 하면 몸 전체가 썩어들어갈 수도 있다. 특히 손시헌 - 이종욱은 김경문을 위한 위로,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가 몹시 힘들다는 건 거의 모든 팬들이 알고 있다.
어제는 박민우의 감각적인 주루로 만든 무사 3루를 무위로 끝냈고, 오늘은 테임즈의 폭풍과 같은 질주로 무사 2루를 만들었지만, 불러들이지 못 했다. 무사 1-2루도 실패했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경기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폭우가 쏟아지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하늘은 벌이라도 내리듯 정확히 6회초가 되어서야 열대성 폭우를 미친 듯이 쏟아 부었다. 하늘도 이 경기는 아픈 기억으로 가져가라고 했다. 이렇게 다이노스의 가을 꿈은 라이온즈의 담담함 앞에 철저히 무너졌다.
이렇게 다이노스는 두 번의 필승 카드를 모두 무위로 돌렸다. 1위의 꿈은 일장춘몽임이 확실하고, 이제 2위 자리 마저 걱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6회초 강우 콜드 덕에 푹 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만큼 두산과의 연전은 모두 승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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