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그라운드에서 팀을 힘들게 만들던 베테랑들이 경기를 망쳤다.
3-류간 타구가 향할 때 2루로 질주했던 손시헌은 결국 결정적인 찬스에서 병살타를 기록했고, 이호준의 시즌 타점은 100이라는 수를 넘었지만 그 중에 어려운 경기를 이끄는 타점은 그다지 없었던 그는, 오늘도 역시 살려야 할 흐름을 끊어버리는 데 주력했다. 김태군은 잡았어야 할 공을 놓침으로써 선취점을 내어주었고, 이종욱도 기회를 살리지 못 하고 상대편 투수, 니퍼트에게 엉덩이를 내어주는 수모를 당했어야 했다. 이종욱은 그것을 수모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지만 오늘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병살로 상납하는 걸 봐서는 그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의 결정적인 패배의 역할은 김진성이 했다. 그는 시즌 내내 새가슴의 면모를 과시했다. 주자가 있으면 실점을 그리고 주자가 없으면 주자를 모으는 재주를 보여주었는데, 오늘은 홈런까지 맞아 자신의 실망스러웠던 부분을 더욱 실망스럽게 채워내며 오늘 경기의 마지막 희망을 재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김경문 감독이 믿고 아끼는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망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즌 중에서도 이렇게 무력한 경기가 몇 번 있었는지 헤아리고 싶지만, 쉽지 않다. NC 다이노스는 저 베테랑이라는 사람들과 두산의 스픈오프를 만들어내는 선수들이 없을 때 더 잘 했다. 작은 기회를 큰 성취로 만들고 싶어했던 젊은 백업 선수들. 그들은 최선을 다 했고, 팬이 만족하는 승리와 팬의 박수를 받는 패배를 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그들이 필요하다. 김태군 이호준 손시헌 이종욱 김진성. 시즌 내내 실망스러웠고, 여전히 실망스럽다. 이들이 사라져야 이번 시리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고, 다이노스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결국 열쇠는 김경문 감독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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