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프라이빗, 퍼플릭, 사스, 아이아스, 파스… 지겹게 듣고 있다. IT 인프라스트럭처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신기술로 세상을 선도하자고도 한다. 이런 저런 개념들이 모두 클라우드의 탈을 쓰고 소개가 되다보니 다이나믹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는 말까지 들리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이 혼란이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한결 익숙해지고 있다. 인지의 아이러니이랄까.
참, 하이브리드(Hybrid)의 원의는 아는가? 잡종이라는 뜻이다.
이런 클라우드 컴퓨팅의 난잡하여 잡종같은 개념들에서 겨우 빠져나온 IT 종사자들 앞에 놓인 한 단어는 아마도 오픈스택일 것이다. OpenStack. 美항공우주국(NASA)과 랙스페이스(Rackspace)가 주도하여 만들어낸 무엇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무엇'은 어찌어찌 IaaS의 외로운 별이 되어 혼자 빛나게 되었다. 이제 ‘거의' 대안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혹은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IT 인프라 종사자들은 이 오픈스택을 새로운 기술(new technology)로 지칭한다. IT 인프라를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고 현업과 IT 부서 간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것을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부르기도 적당하다. 그래서, 오픈스택으로 구현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레거시(legacy)혹은 전통(traditional)적인 IT와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시대로 진입(jump up)하는 첫번째 기술인가? 라는 질문에 절대 다수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말한다.
과연 그러한가?
오픈스택으로 구현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설명할 때 가상화라는 개념을 빼놓을 수 없다. 그 가상화는 예전부터 우리 곁에 있어왔던 것이다. 물리 하드웨어, 하이퍼바이저, 가상 머신, 스토리지 가상화, 가상화된 네트워크 이 모든 것은 개별적으로 고유의 역할을 데이터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주요 컨퍼넌트이고, 이들의 쓰임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오픈스택은 API를 통하여 이들을 묶었을 뿐이다. 물론, 자동화(automation)와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을 가미했지만.
이런 시각에서 오픈스택은 종례 IT의 마지막 변형 혹은 진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스마트폰의 꽃, 애플의 아이폰은 불현듯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것 같지만, Palm, Nokia 그리고 Research in Motion이 쌓아가고 있던 공든 탑을 새로운 시각에서 치장한 것 뿐이다. 즉, 변함없는 패러다임으로 같은 구조에 접근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폰은 지금까지 인류가 누리고 있는 손 안의 컴퓨터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블록 버스터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감독이라고 평가되어 왔지만, 어쩌면 지난 시대의 서사와 영화적 기법이 마지막으로 꽃을 피우게 한 감독일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종례와 구분되는 새로운 IT 인프라는 어떤 모습일까? 마치 메인프레임의 시대에서 오픈 시스템의 시대로 전이되고,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터미널 앞에서 줄을 서는 시대에서 시분할 컨퓨팅의 시대로 전환되는 것 같은 그런 변화 말이다.
나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주목하고 있는 단체는 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이다. 이들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게 될지 혹은 그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 오픈스택은 종례 IT의 마지막 변형 혹은 진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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