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10, 2016

레버넌트 The Revenant (2015)

당신을 완전히 압도하는 영상과 머리카락이 눈에 젖는 소리까지 전해주는 음향 시스템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불필요한 지루함과 어제 만났던 사람과의 대화를 혹은 극장에 들어서기 직전에 받았던 문자에 답하지 못 했던 사실 등을 일일이 기억해 내며 영화와 나와의 거리를 공연히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나는 영상에 압도되지도 못 했고, 이 영화를 지루해 하는, 옆자리 아저씨의 하품 소리를 주기적으로 들어야 했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나는 북미대륙의 야생이 피부와 닿는 듯 했고, 늙은 부족장의 상실감에 함께 아파했으며, 주인공의 분노에 같이 심장이 뛰었다.


200자 원고지 40매도 안 될 듯 한 주인공의 대사를 생각하면, 2시간 40분 남짓 한 시간을 박진감 있게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엠마누엘 루베즈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공이 컸다 생각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