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명: 몰스킨 롤러 펜 블랙 0.5mm
- 가격: 23,100원
저는 필기구에 애착이 있습니다. 잘 쓰여지는 펜으로 글자가 만족스럽게 쓰이는 아침이면 이유없이 그날 하루는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그런 이유로 로터링 아트펜을 사랑하고, 같은 이유로 대한항공 기내에서 받은 특징없는 펜을 아끼고 있습니다.
그날은 서점을 서성이다가 구분없이 붙어있던 문구점에서 2017년 몰스킨 플래너를 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플래너 바로 옆에 비치되어 있던 ‘몰스킨 롤러 펜’을 집어 왔다는 것을 귀가하던 버스 속에서 알아차렸습니다. 그래도, 이름 값은 하겠지 생각을 했습니다.
위로부터 몰스킨 롤러 펜, 스태들러 옐로우 펜슬 134-HB, 로터링 아트 펜
(EF이지만 닳아서 F와 비슷), 대한항공 로고가 있는 이름없는 펜.
(EF이지만 닳아서 F와 비슷), 대한항공 로고가 있는 이름없는 펜.
필기감 아주 안 좋습니다. 본디 유성 펜은 시간이 지나면서 본연의 감각을 선사하지만, 이것은 그렇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내가 느끼고 있는 빡빡하고 이상한 종이와의 마찰은 참아내기가 힘듭니다. 아무리 몇 달을 쓰지 않았던 볼펜이라도 뱅글뱅글 동그라미 몇 번 그리다 보면 잉크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태생부터 종이와의 무슨 불화가 있는지, 한참 동안 종이를 긁어 구멍이 생길 때 즈음 쓰여지기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파지가 매우 나쁩니다. 한 쪽으로 눌린 듯 한 직사각형 모양인 이 펜은, 엄지 손가락의 손톱이 검지 손가락의 살을 파고 드는 모양새를 유도합니다. 힘을 주어야 제대로 써지는 펜, 힘을 주면 검지 손가락이 아파오는 펜. 통증을 참아내며 글자를 '긁어야' 하는 이유를 쉽게 찾기 힘듭니다.
몰스킨 노트 하드커버에 끼워 넣을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내가 가진 어떤 하드커버 노트에도 쉽게 들어가지 않았으며, 소프트 커버도 내지를 조금 희생시키면 끼워넣을 수 있는데, 그렇게 보관하고 다니다 보면 잃어버릴 것이 분명해 보여 쓸모없는 디자인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필용 '저것'은 무려 5,500원입니다.
그리고, 제트스트림(Jetstream)은 여전히 최고입니다. 빅(Bic)도 있습니다.
그리고, 노트 시리즈로 여전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는 몰스킨이지만, 그 애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파지가 매우 나쁩니다. 한 쪽으로 눌린 듯 한 직사각형 모양인 이 펜은, 엄지 손가락의 손톱이 검지 손가락의 살을 파고 드는 모양새를 유도합니다. 힘을 주어야 제대로 써지는 펜, 힘을 주면 검지 손가락이 아파오는 펜. 통증을 참아내며 글자를 '긁어야' 하는 이유를 쉽게 찾기 힘듭니다.
몰스킨 노트 하드커버에 끼워 넣을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내가 가진 어떤 하드커버 노트에도 쉽게 들어가지 않았으며, 소프트 커버도 내지를 조금 희생시키면 끼워넣을 수 있는데, 그렇게 보관하고 다니다 보면 잃어버릴 것이 분명해 보여 쓸모없는 디자인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필용 '저것'은 무려 5,500원입니다.
그리고, 제트스트림(Jetstream)은 여전히 최고입니다. 빅(Bic)도 있습니다.
그리고, 노트 시리즈로 여전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는 몰스킨이지만, 그 애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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