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저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쌤소나이트 수준 이상의 내구를 자랑합니다. 특히 자동차 안전벨트와 비슷한 소재의 가방끈은 매우 튼튼하고 어깨에서 잘 미끌려 내려오지도 않습니다. 사실 직전에 쓰던 가방이 제법 높은 가격의 쌤소나이트였는데, 1년이 좀 지나자 지퍼가 고장나서 수리했고, 그로부터 몇 개월 지나자 가방끈의 제봉선이 터져버렸고, 2년이 되기도 전에 포기했더랬습니다. 아마 그 쌤소나이트의 지퍼 수리비보다 저 가방이 더 저렴할 것입니다.
'매우 만족'이라는 표현이 딱 적당한 가방입니다.
이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내어 보겠습니다. 짜잔 ~
사과밭입니다.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우측상단부터 S자를 그리며 설명합니다.
- 노트북 파우치: 이 파우치는 한 애플매장에서 샀는데, 참 희귀하게 'Made in Korea'입니다. 전면에 포켓이 두 개 있는데, iPad와 iPhone에 딱 맞습니다. 그렇다고 그 두 포켓에 이것저것 넣고 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MacBook Pro 13, Mid 2014: 512GB SSD, 16GB Memory - 사용자 구성으로 주문한 것입니다. 제가 소유하고 있는 공산품 중에 가장 만족하는 것입니다. 매일 이것으로 '진지하게' 일하고 키득거리며 놉니다.
- iPad Air 2: 회사가 이유없이 나눠 준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TV 앞이나 책상 위나 좌변기 옆에 있습니다. 출장을 가거나 먼 곳의 고객을 만나러 가는 일이 있으면, Netflix 전용 단말기로 변신합니다. Netflix App이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건 축복과 같은 일입니다.
- iPhone 7: 지금 제가 쓰는 전화기입니다. 불만이 많습니다. 나의 건조한 손가락(들)을 홈 버튼이 거부합니다. 안 눌러집니다. 손가락 중에 가장 '촉촉'한 새끼 손가락으로 홈 버튼을 눌러야 할 때가 많습니다. 물리 버튼이 그립습니다. 블루투스는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3G-LTE를 숨가쁘게 오가는 통신 상태는 메롱이며 4인치 폼팩터에 익숙했던 나에게 5인치는 다루기 힘든 물건입니다. 'iPhone SE가 나았으려나' 지금도 생각합니다.
이어폰용 3.5pi 단자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습니다. - Kindle White Paper: 두 번째 킨들입니다. 아직 E-Ink로 된 eBook Reader 중에 이보다 나은 건 찾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 단말기는 Amazon.com으로 연결되고 그곳에는 한국어로 된 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활용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 가방을 샀을 때 따라온 큰 파우치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작은 파우치입니다. 큰 파우치는 작은 파우치를 포함하여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놓인 물건들을 담습니다, 열쇠 뭉치 전까지입니다. 작은 파우치에는 수많은 젠더들을 넣어둡니다. 사과밭을 가꾸는 농장주의 숙명과 같은 일입니다.
- Thunderbolt-VGA, Thunderbolt-Ethernet, Lighting-VGA, Lighting-HDMI, iPhone 7 번들 Lighting-3.5pi, USB memory, 그리고 iPhone 7 번들 충전기입니다.
- 충전용 USB 케이블이 있고, iPhone 5s 번들 이어폰, EarPod 그리고 EarPod용 파우치, 카드형 USB memory, Logitech Presenter R400입니다.
- 이런 자잘하고 서로 엉킬 수 있는 것들을 잘 보관하고 - 필요할 때 즉시 찾을 수 있게 하고 - 동작 수명도 적정 수준까지 걱정하지 않으려면, 파우치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 iPhone 5s: Tmap 전용 단말기입니다. 가끔 Naver Map도 돌립니다. 운전할 때가 아니면 가방 속에서 '방전'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립니다. 착한 녀석.
- 제가 사랑하는 로트링 펜이 있고, 제가 구매를 후회하는 몰스킨 볼펜이 있습니다.
- 안경 그리고 PowerBook Pro 충전기.
- 핸드 크림 - 손이 비극적으로 건조합니다. 목이 마르는 건 참으면 그만이지만, 손이 마르는 걸 방치하면 갈라지고 피가 납니다. 손을 씻으면 핸드 크림을 '즉시시전' 해야 합니다. 여름에도 물론 치덕치덕 바릅니다. 그런 덕분인지 제 손은 안티-에이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곱습니다. 이런 신체적 특성 탓에 참으로 많은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써 봤습니다. 그 중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사진의 것, Atrix(아트릭스) Hand & Nail은 휴대용이고, 집에는 Burt's Bees(버츠비)의 Almond & Milk Hand Cream을 씁니다. Burt's Bees가 참 좋은데, 흡수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편이며 용기 형태가 휴대하기 적당하지 않습니다.
- Atrix(아트릭스)는 겨울 마다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합니다. 음, 올해는 안 했네요. 아무튼, Artix는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좋습니다. 저렴하고, 휴대하고 사용하기 적당한 크기에다가 뚜껑이 똑딱이 방식이라 분실 위험이 없습니다. 피부에 아주 빠르게 흡수되고 적당한 보습력에 지속시간도 적당한데다가 무엇보다 '끈적이지' 않습니다.
- Neutrogena(뉴트로지나)도 만족스러운 보습력을 경험할 수 있지만, 너무 끈적여서 사용 후에 즉시 업무에 임하기가 어렵습니다.
- L'Occitane(녹시땅)의 제품은 훌륭하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고 흡수시간이 Atrix와 Neutrogena의 중간 즈음됩니다. 하지만, 보습력과 효과 지속시간은 최고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시, 그러나-무엇보다, 너무 비쌉니다.
- 샤오미 충전용 베터리: 누구나 하나 즈음 가지고 있는 그것. 하지만, 그 누구도 자기 돈으로 사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비밀.
- 회사 출입증. (흠...) 혹은 고용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증표.
사냥꾼의 징표 - B&O play H5: 애증의 대상. 이를 악물고 익숙해지길 기다리며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익숙함은 언제 허락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 2016년 구매 공산품 중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물건입니다.
- Moleskine Planner 몰스킨 플래너(와 밑에 깔린 몰스킨 노트들) - 아직 적을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지 기억되고 그래야지 진지해지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건, 옛날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전자기신호만으로 기록을 남기는 건 아무래도 나의 취향은 아닙니다.
-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담아 내는 발군의 가방 - 브랜드를 알 수 없습니다.
유행이 한-참-지난 놀이를 따라해 봤습니다. :-P
사과밭 가꾸기로 시작해서 파우치의 언덕을 넘어 핸드 크림 경험담으로 끝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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