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 끌리는 대로 / 오직 / 재미있게 / 이동진 독서법
난 본디 성질이 고약하고 성격이 평범하지 않아서 쉽게 열광을 하지 못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생각과 행동을 쫓곤 한다. 그 중 한 사람이 이동진이다. 열성적인 팬의 입장이 될 때도 종종 있는데, 그런 경향은 그가 朝鮮日報 문화부 기자일 때부터 유지되고 있다.
특히, '출발 비디오 여행!'의 한 코너에서 심야 단독 방송이 되었던 '영화는 수다다'를 좋아했고, 지금 진행 중인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시작이후 한 편도 놓치고 있지 않다. 그는 영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화부 기자였고, 그 이후에도 영화 평론가의 삶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지만, 음악 애호가이자 책벌레로도 유명하다.
그 책벌레가 '독서법'을 담은 책을 냈을 때 난 신기했고 - 고유의 독서법이 있을 법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으로 수필을 엮을 만한 성격도 아니어서 아마도 그냥 심심한 책읽기에 대한 단상(斷想)이겠지 생각하긴 했지만 - 궁금했다. 그래서 사 읽었다.
책은 당연히 재미가 있지는 않았고, 분량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몇 가지 대목에서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같은 고민에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 즐겁기는 했다.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p.13.
‘오늘날 많은 문화 향유자들의 특징은 허영심이 없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각자 본인의 취향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배타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주체적이기도 하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겠죠' p.18.
가 대표적이다, 나머지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 여러가지 신변잡기라고 여겨졌다. 그래도 팬으로서 그의 얼굴이 멋지게 그려져 있는 ‘빨간' 책 하나를 책장에 꽂아두는 일은 가치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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