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생각이 나게 하는 이야기는 잘 짜이지 못한 이야기이다.
홍콩 느와르에 일본식 야쿠자 설정을 더하고, 피가 끓지 못하는 우애 등등을 대충 밀어 넣고 나머지는 배우들에게 모두 맡겨 버렸다.
난 길복순을 좋아한다. 장르는 유사성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뭐가 떠오르네 무엇과 비슷하네 따윈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가 잘 짜여 있고, 이야기 속에서 여러가지가 어울려 내 시간을 오롯이 빼앗아 간다면, 박수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하는 동안, 이야기 속에 머무는 동안 딴 생각이 안 나면 된다는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승리호'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루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주인공부터 늙은 형사, 비서에서 오야봉이 된 남자, 그리고 주인공에게 가장 중요할 것만 같은 나머지 두 사람까지 성격 형성도 서사도 무엇도 짜여있지 않고 그저 설정만 남겨 놓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머지는 오롯이 배우들에게 무심히 맡겨 놓았다. 관객은 허망하다.
딴 짓을 멈출 수 없었다. 집중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래도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잘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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