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에서 해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눈을 돌려보면 큰 산이 하나 보였다. 그 산 너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 궁금했다. 나에게 세상은 집과 학교와 그 사이에 있는 친구들이 전부였다. 더 많은 걸 생각할 경험을 하지 못했다.
올림픽 호돌이 동양최고 세계최대 – 알 수 없는 큰 희망의 선언들이 선생들 머리를 광통하고 혀끝으로 울려 교실을 가득 채웠던 쌍팔년, 코카콜라 TV 광고는 저 멀리 닿지 못할 것만 같은 도시, 서울의 이미지였다. 서울 사람들은 저렇게 행복하고 멋지고 행복하구나 –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교장과 개인택시를 하는 친구 아버지만 가질 수 있는 것 같은 승용차를 젊은 형이 운전하는 모습과 사무실에 컴퓨터가 있는 장면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와! 서울 사람들은 저렇게 사는구나.
그 광고는 일본 코카콜라에서 성공한 TV 광고를 한국 버전으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콜라보다 소주를 더 자주 마실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80년대 일본의 씨티팝을 검색하던 나에게, 유튜브는 그 때의 I Feel Coke을 소개해 주었다.
일본광고
한국광고
한 참 넋을 놓고 광고를 봤다. 설명할 수 없는 애잔함과 소리 내어 울지 못 하는 어린아이의 슬픔 같은 것이 느껴졌다. 가지지 못했던 추억에 대한 존재하지 않는 후회. 마치 실학자인 당신이 정조시대의 수원성 건립을 목도하면서 눈물을 흘린 추억에 젖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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