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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3, 2019

책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서명: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원제: I Wish You More
저자: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Amy Krouse Rosenthal / 탐 리히덴헬드 Tom Lichtenheld
번역: 이승숙


대부분의 이런 아이들을 위한 책은 포장이 완고하게 되어 있어 그 내용을 미리 알지 못 한 채 구매해야 한다. 그래서 짧은 정보와 글쓴이와 그림그린이의 이력으로 내용을 견주고 수상내역으로 완성도를 가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실패를 거듭하다가 어렵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닐 수도 있겠다.

포장을 뜯고, 아이에게 처음 읽어 줄 때 난 울컥해서 쉬었다 읽다를 반복하며 마지막까지 갔다. 지금도 마음 깊은 곳에서 돋아나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며 아이에게 읽어 준다. 늦은 밤 혼자 앉아 몇 번이고 이 책을 본 적도 있다 - 그리고 마음 편하게 울었다.

이 책은 아마도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전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자라다오 - 라는 바램보다는 이렇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할 것을 다짐을 하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부모 자신이 자라왔던 지난 시절을 기억해 내며 자신의 부모를 원망하게 되는 책일 수도 있겠다 - 그래서 더 굳게 마음을 먹게 되는.

image from Amazon.com

참 좋은 책이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이 책의 정가, 1만원을 열 번이고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 멋진 글도 좋지만, 아름다운 일러스트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Thursday, July 28, 2016

어쩌다 이 책, 나는 항상 옳다 - 길리언 플린

나는 항상 옳다[The Grownup]. 길리언 플린(Gillian Flynn), 우리에게 '영화'로 더 유명한 소설, 나를 찾아줘[Gone Girl]의 저자(著者)이다.

매우 짧은 소설이다. 한 쪽 당 단어 수는 웬만한 책의 1/3 쪽에 수록될 만큼 적다. 그리고 총 쪽수는 100이 되지도 않는다. 얼추 생각해 보면, 일반적인 책의 20장 정도 40쪽 미만에 수록될 내용이다. 퇴근 길에 잠깐 들린 서점에서 샀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기 전에 다 읽었다.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낼 때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수음(手淫)을 돕는 직업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책'을 디딤돌로 삼아 능숙한 거짓말을 구사하는 점쟁이로 넘어갔다. 점쟁이라는 장치에 필연적으로 따라와 버린 퇴마와 귀신들린 집은 지루함을 만들어 낼 뻔도 했지만, 다행히 익숙한 결말로 내닫지는 않았다. 몇 번의 작은 반전 같은 장치가 있은 후에 이 이야기는 다시 '책'을 짚고 일어서서 종국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매우 낯선 독백으로 책은 끝난다.


확실히 분량은 한 권으로 묶어 내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마지막 몇 페이지는 분량의 문제를 걷어 내려 했다. 순식간에 마침표를 맞이한 이야기는 독자가 상상을 완성하기도 전에 소설이 끝나는 낯선 경험을 해야 한다. 속도감은 정말 뛰어 났지만, 이게 최선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Sunday, May 15, 2016

어쩌다 이 책 - 여행자의 책

책을 고르는 습관 중에 집어 든 책을 이리저리 무작위로 읽어보는 것이 하나 있다. 혹자는 목차를 천천히 살펴 보고, 어떤 이는 중후반의 완성도로 전체를 가늠하고, 또 누구는 표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책 고르는 습관은 서점에 갔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온라인으로 책을 고를 때에는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지 아니한 시간 동안 나를 이끈 이 습관은, 온라인으로 책을 사고 나서도 유효하다. 어쩌면 이 습관은 책을 고르는 습관이기 보다는 처음 책을 손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습관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자의 책. 온라인으로 샀다. 그 유효한 습관에 따라서 책을 이리저리 훑어 보는데, 마음에 상당히 걸리는 부분을 발견했다. 아마 서점에서 처음 이 책을 만났다면 난 사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시력이라는 것은 참으로 큰 범위 내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리(거의 모두)가 몽골인의 후예인 것은 분명하지만, 몽골인처럼 길러지지 못 해서 좋은 시력을 가질 확률은 매우 낮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이 젊은 신체를 유지하며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의 편집자는 고유명사나 그와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을 원문으로 표기하는 친절함을 베풀었지만, 정작 나는 이 원문을 읽을 수 없었다. 서체 크기가 너무 작았다. ‘여행자의 책'을 사면 돋보기를 끼워 주는 걸까? 아니면, 젊고 활력 넘치는 사람만 사 봐야 하는 제한을 교묘하게 서체 크기에 걸었는가?

나는 악(惡)한 사람보다 예의없는 사람을 더 싫어한다. 악이라는 개념은 절대 가치가 아니기에 우리의 시점이나 입장이 변하면 달리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예의는 절대적 가치에 가깝다. 예의 없는 사람은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고, 모두를 어렵게 만들며, 모두를 힘들게 만들고 - 그 사람이 퍼뜨리는 무례는 브라운 운동하는 입자처럼 넓게 무한정 퍼져 나간다. 악은 함께 대응이 가능하지만, 무례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진다.

이 책의 편집자도 무례했다. 그 무례를 서체의 크기로 범했다. 난 116쪽의 그 내용을 전화기로 찍어 화면을 확대하여 확인하다가 화가 났다. 나도 순간 무례한 사람이 될 뻔했다. 나는 짜증을 감출 수 없었다.